지난해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한 일본인이 6000명에 달했다는 소식입니다. 2009년 이후 9년 만에 무려 2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인데요. 최근 들어 ‘K-팝’ 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류붐’이 조성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성형을 목적으로 한국의 병원을 방문해 진찰 및 시술을 받은 일본인이 6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2016년에 연간 3000여명에 못 미쳤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으로 ‘원정성형’을 온 사람의 숫자가 최근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실제 서울에서 의사 3인으로 구성된 한 성형외과의 경우, 하루 수술 및 상담건수가 약 30건인데 이중 90%가량이 일본인이라는 설명입니다. 10대 후반~20대 고객의 80%가 일본인이고 주로 코와 눈 수술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한국 성형외과를 선호하는 이유는 거리가 멀지 않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이 우선 지목됩니다. ‘한류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비용 측면에선 신문에 소개된 만 18세 여성의 경우, 콧날을 높이고, 코의 모양을 바꾸는 데 40만 엔(약 400만원)대 수술비를 사용했는데, 이는 일본 내에서 수술하는 것의 반 정도 가격이라고 합니다.

‘한류붐’도 ‘한국 성형붐’에 일조했습니다.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일본인의 추세는 한류붐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2009년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일본인이 319명에 불과했지만 2011~2012년 ‘소녀시대’와 ‘카라’ 등이 인기를 끌면서 2011년 1570명으로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건수가 껑충 뛰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으로 정체상태를 보이던 한국 성형수술 건수는 최근 몇 년 새 ‘트와이스’ ‘워너원’ 등 한국 아이돌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시 한 단계 도약했습니다. 

한편, 일본 내에선 성형수술을 한 뒤에는 정기적으로 통원치료를 할 필요가 있고 수술 부작용 문제도 있는 만큼 굳이 외국에 나가 성형수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마뜩찮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각자 제갈 길을 가며 발전한 문화산업과 의료산업이 의도치 않게 시너지 효과를 내는 모습입니다. 한류붐과 뛰어난 의술이 ‘해외에 잘 나가지 않는다’는 일본인들의 한국 방문을 늘리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일본인들의 한국 성형붐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